S#1. 부서진 언덕 (정오)
빛이 바랜 하늘. 한때 고속도로가 지나던 돌과 먼지의 계곡. 바람, 그리고 아무것도 없다.
저 아래, 먼지 한 점이 바람을 거슬러 움직인다. 달리고 있다.
지면 높이. 달궈진 바위 위로 발 하나가 내려앉는다. 뒤로 하얀 태양. 그리고 또 하나.
개. 긁힌 군용 장갑판을 두른 마른 검은 개. 녹슨 붉은빛, 모래가 잔뜩 끼었다.
어깨에는 하얀 원판. 살아 있는 누구도 읽을 수 없는 기호. 누군가의 부대. 누군가의 나라.
우리 앞 3미터에서 멈춘다. 입술이 말려 올라간다. 헐떡임인지, 경고인지.
NELL (소리)
(목까지 먼지가 차서)
수통 반 남았어. 너 먼저 마셔.
바람이 잦아든다. 둘 다 움직이지 않는다.
(컷)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